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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슬란드 히치하이킹 실화 in 2008 - 천천히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작성자 히치하이커 (ip:)
  • 작성일 2014-01-23 20:24:18
  • 추천 76 추천하기
  • 조회수 2547
  • 평점 0점

 

이름이 왜 히치하이커인지 궁금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믿습니다.

 

천천히 여행하는 것, 기다림,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의 감동, 사람들 사이의 정, 따스함, 그리고 멋진 풍경.

6년 전 아이슬란드를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면서 느낀 것들입니다.

 

* 히치하이커 :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며 여행하는 사람

 

좀 더 많이 걷고, 좀 더 많이 생각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천천히 여행하는 점이 참 힘들면서도 감동적이었습니다.

히치하이커 처럼, 힘들고 어렵게 해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희열과 감동,

그게 구매대행과도 얼추 비슷하단 생각도 드네요. *

 

아래는 네이버 모 카페에 글을 올렸었던, 아이슬란드 히치하이킹 여행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좋은 반응을 얻었던 기억이 나네요. 시간 되시면 한 번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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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의 워크캠프를 마친 후 6일동안 히치하이킹하면서 5일간 여행을 했고 나라의 절반을 돌았다.

 

자연경관도 멋졌지만 그것보다 난 사람들이 더 감동적이었다.

 

히치하이킹은 좋은 경험이었다. 물론 처음에 난 비싼 교통비를 절약하려는 목적이 더 컸었다.

 

히치하이킹을 하려면 상대방을 '무조건' 믿어야 하고, 그들을 수단이 아닌 '친구'로 생각하는 것이

 

예의이다. 초반에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일까?' 라는 의심을 갖게 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결국 나한테 너무 잘해줬던 사람일 경우, 내가 얼마나 불신에 휩싸여 살았었던걸까라는 생각도

 

들어서 민망하고 미안했다.

 


그들 모두 매우 친절하고 여유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에 남았지만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들을 얘기해드리고 싶다.

 

 


1. 히치하이킹 초반기.

 

나를 태워준 한 할아버지가

 

'한국이 일본한테 3년동안 지배를 받았다면서요, 그동안 많은 사람이 죽었고.. 일본 참 나빠요.'

 

라고 말했다. 내가 3년이 아니라 36년이라고 했더니 눈을 크게 뜨고 놀라셨다.

 

그리고 오늘 뉴스에서 한국 관광객이 북한에서 피격당했다는 얘길 들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2. 뮈바튼에서 고다포스 폭포로 히치하이킹을 하는데, 누군가가 막 웃으면서 차를 세워줬다.

 

그 사람은 바로 뮈바튼까지 나를 태워줬던 청년이었다.

 

친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게 맞이해준 그는 고다포스에 내려 기다려줬다가

 

아큐레이리까지 가줄 수 있는데 앞차 일행 때문에 그래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냥 고다포스에 내려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걸..

 

우린 그냥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히치하이킹 초반기에 나는 그냥 그렇게 사람들을 보냈다.

 

 


3. 밤 10시 고다포스에서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 아큐레이리로 히치하이킹을 했다.

 

(여름의 아이슬란드는 백야라서 밤과 낮의 밝기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30만명, 작은 마을은 몇백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곳도 많은데다가,

 

밤에는 더욱 차가 없어져서 히치하이킹이 힘들 수 있다.

 

그리고 아큐레이리의 인구는 겨우 15,000명이다.)

 

폭포에서 연어 낚시를 하고 집에 돌아가려던 한 할아버지가 나를 태워줬다.

 

그 할아버지는 손에서 생선냄새가 난다면서 이해해달라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그리고는 씨디를 트는데, 내가 좋아하는 쇼팽의 곡들이 나왔다.

 

그렇게 쇼팽의 곡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나누다가,

 

중간에 멋진 아큐레이리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에 멈춰 사진을 찍게 해주고

 

도착지에 다다르자 그 할아버지가 씨디를 꺼내더니 갑자기 내게 주는 것이었다.

 

너무 예상치도 못 한 일이었다.

 

근데 지금 후회되고 있는 것이 그 분과 그렇게 그냥 헤어졌다는 거다.

 

깔끔한 헤어짐이 날 것 같아서랄까.. 그 이후로 그 할아버지가 많이 생각이 났다.

 


 

4. 그렇게 도착한 장소에서 난 숙소를 잡지 못 했다.

 

가게에서 만났던 청년이 이를 지켜보더니, 잠깐 기다리라면서 자기가 집에서

 

차를 끌고 나오겠다는 거다. 처음에 거부했는데, 그 사람이 마음에 걸렸는지

 

결국 40분 가량을 숙소를 잡기 위해 그 사람의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찾지 못 했고,

 

난 내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라고 하고 걱정하는 청년을 떠나보내고는

 

결국 깨끗한 공중화장실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침낭을 덮고 잤다.

 

 


5. 아큐레이리에서 수도 레이캬빅으로 가는 길은 한 노부부가 도움을 줬다.

 

북에서 남으로 가는 꽤 긴 여정이었는데, 마침 레이캬빅 방향으로 가는 분들이었다.

 

대신 그들은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산길로 간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슈퍼에 내려 음료수를 사와 한 개 나를 주었고

 

밝게 웃으며 자기소개를 하고서는 우리와 같은 여행을 하게 되서 기쁘다면서 악수를 했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북에서 남으로 뻗어있는 자갈길..

 

사실 그 길로 가보고싶었으나, 히치하이킹으로 무리라고 생각해서 포기하려고 했던 길이었다.

 

그 길을 가면서 중간중간 멋진 곳에서 사진을 찍고,

 

내가 가고싶었던 곳에 내려주어 사진을 찍게 해주었다.

 

그렇게 여행을 하다가 마지막에 할아버지가 자기 주소를 알려주고는

 

포스트카드를 한 장 보내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당연히 보내드려야죠..'

 

난 내게 먼저 주소를 알려준 점에 대해 너무 고마웠다.

 

 


6. 씽벨리르 국립공원에서 도로로 나오는 길에,

 

가게에 들러서 핫도그를 하나 사려고 하는데,

 

나의 사정을 알고있었던 20분전에 만났던 할아버지가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제가 계산할게요.' 라고 했다.

 

그 할아버지는 나를 처음 봤을 때 한국사람이냐고 유일하게 맞춘 분이기도 했다.

 

그렇게 공짜로 핫도그를 얻어먹고는

 

자신의 테이블로 오라면서 자신의 친구와 그렇게 셋이 조금 얘기를 나누다가,

 

목적지였던 셀포스에 가기 위해 헤어지려고 일어나는 길에 그 할아버지가 주변의 사람들에게

 

'셀포스가는 분 있어요? 저기요, 셀포스에 가나요?'

 

라고 한 사람 한 사람 물어보는데, 할아버지.. 그러지 않으셔도 되요.

 

라고 말리고 싶었다.

 

 

 

7. 많은 사람들이 기억에 남았지만 가장 기억남는 사람은

 

아이슬란드의 긴급구조대원으로 일한다는 한 인상좋은 청년이었다.

 

히치하이킹을 하다가 난 카메라를 놓고 내렸었다. 시간은 밤 11시.

 

다행히 백야라서 살짝 해가진 초저녁 정도의 느낌이었다.

 

날 내려준 장소의 마을의 집집을 가면서 차 안을 들여다보고 그렇게 1시간 찾아다니다가

 

결국 포기하고는, 다시 도로로 나와 그냥 가까운 아무 곳에나 가서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차를 잡았다. 차 한 대 보이지 않다가 어쩌다 한 대 나타나는 곳에서 그 청년이

 

날 태워줬다. 시간은 밤 12시.

 


청년 : "난 영어를 잘 하지 못 하는데 괜찮겠어요?"

 

나 : "물론이죠!"

 


그렇게 한적한 시골길을 달렸다.

 


나 : "가까운 호텔이나 숙소에 가고싶어요. 셀포스 방향으로 가세요?"

 

청년 : "셀포스에 가요. 어디쪽으로 가고싶어요?"

 

나 : (지도를 가리키면서) "사실 오늘 여기에 숙소를 예약해놔서 여기까지 가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가면 더 좋지만, 지금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냥 가까운 곳에 내렸으면 해요."

 

청년 : "음.. 거기까지 바래다줄게요."

 

나 : "(헉...) 아니에요. 너무 멀지 않아요? 그냥 여기정도면 될 것 같아요."

 

청년 : "음.. 10분 정도밖에 차이 안 나요."

 


그럼 나야 좋지만.. 너무 미안하다 이거..

 


청년 : "전 긴급구조대에서 일해요. 매일 14시간 일해요."

 

나 : "그럼 잠은 얼만큼 자요?"

 

청년 : "음... 10시간?"

 

나 : "그럼 10시간 자고 또 일하러 가고 그래요?"

 

청년 : "네"

 

나 : "(헉..) 지금 졸립지 않아요?"

 

청년 : "음.. (생긋 웃으면서) 안 졸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자기가 내리려고 했던 곳에 숙소가 있는지 확인하다가

 

숙소에 자리가 없어서, 난 괜찮으니 그냥 이 건물 안에서 자겠다고 했더니

 

그냥 자기가 바래다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슈퍼에 들어가서

 

음료수 두개를 사오더니 내게 한개를 줬다.

 


난 카메라도 그렇고 늦어진 시각도 그렇고

 

기분이 사실 매우 지쳐있었고, 너무 미안했다.

 

그 청년이 보기에도 지쳐있는 내 모습이 보였나보다.

 


나 : "사실 그 전에 탄 차에 카메라를 두고 내려서 한시간 가량 카메라를 찾다가

 

시간이 더 늦어졌어요. 기분도 좋지 않구요."

 

청년 : "그래서 잃어버린거에요?"

 

나 : "네, 잃어버렸어요."

 


시간이 조금 흐른 뒤 그 청년이 말했다.

 


청년 : "여기 이 카메라.. 줄게요."

 

나 : (아니.. 더 이상..) "안 돼요. 이건 정말.."

 

청년 : "주고 싶어요. 친구한테 받은건데 안 쓴지 두달이 넘었어요."

 

나 : "아휴... 네... 고마워요."

 


고마운 걸 떠나서 너무 미안하고 감동적이어서 '고맙다'는 말 자체도 안 나왔다.

 

게다가 거리는 생각보다 매우 멀었다. 지도상으로 따져보니 50킬로는 족히 됐다.

 

14시간 일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날 위해 50킬로를 더 가주는 거였다.

 

알고보니 숙소의 위치는 지도에 표기된 지역보다 27킬로나 떨어진 외진 곳에 있었다.

 

시간도 늦었고, 나는 이 사람한테 죄를 졌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청년 : "제가 10분이라고 했는데, 한.. 20분 걸리겠군요."

 


사실 내가 탄 곳에서부터 한시간 반 이상 걸렸다. 숙소가 매우 찾기 어려웠었다.

 

그 사람은 경찰에까지 전화해서 숙소의 위치를 파악했고,

 

숙소까지 도착해서 주인을 깨우기까지 다 도와주고서는 떠나려고 하는데,

 

그 청년을 그냥 보낼 수 없었다. 나는 이메일을 알려달라고 했고 꼭 보답하겠다고 했다.

 


구석진 곳에 위치한 아이슬란드 전통집으로 된 그 호스텔은 아주 규모가 작은 곳이었는데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기 전 난 갑자기 내가 너무 미웠다.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그냥 막 울고싶었다..

 


그 다음날 호스텔 주인은 한국사람이 여기에 온 것은 처음이라며 방명록을 남겨달라고 했고,

 

내게 무료로 케익과 커피를 주고는 히치하이킹 하는데 도와주기까지 했다.

 

 


8. 더 이상 무리는 하지말자, 더 이상 누군가에게 무리하게 신세지고싶지 않다고 결심한 나는

 

목적지였던 란드만날라우가르라는 산은 8만원가량을 주고 왕복 버스티켓을 샀고,

 

일찍 내려와 헤틀라라는 곳에서 레이캬빅으로 다시 히치하이킹을 했다.

 

나를 태워준 남자와는 시규어 로스 씨디를 들으며 음악 얘기를 나눴다.

 

새 앨범이었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이 앨범을 꼭 사야겠다고 했다.

 

(저 한마디 했다고 또 설마 그 씨디를 주겠는가.)

 

그 남자는 여러 아이슬란드 가수의 얘기를 해주면서,

 

특히 시규어 로스를 좋아하고, 그 외에 뿌삐라는 가수를 좋아한다는데,

 

아이슬란드 국민들은 비욕과 시규어 로스보다 오히려 뿌삐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뿌삐의 음악은 바로 인생을 얘기해주며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만져준다면서

 

손으로 툭 누르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말했다.

 


"동남아를 여행했었는데 사람들이 순수해서 크게 감동을 받았다.

 

근데 여기 레이캬빅 사람들은 모두 큰 집, 큰 차를 사려고만 한다.

 

물론 작은 마을지역은 안 그럴지 모르겠지만..

 

삶은 단순한 거다. 근데 왜 다들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자기가 사는 레이캬빅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서울은 도대체 어떤 곳이라는 걸까..

 

많은 생각을 해보다가 내릴 때가 되자, 그 사람은 좋은 앨범제목을 적어주고,

 

괜찮은 레스토랑을 소개해주더니 갑자기 그 시규어 로스 새앨범 씨디를 꺼내서 내게 주는것이었다.

 

'이제 더 이상.. 안 줘도 되는데...'

 

뭐랄까.. 너무 감동적이고 고맙고 미안할 때는 아무 말이 안 나온다고나 할까..

 

예전에 내게 씨디를 줬던 사람은 그냥 그렇게 떠나보내고 후회했었는데

 

나는 바로 연락처를 물어봤고, 한국의 음악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사람간의 신뢰, 남에게 바라지 않는 마음, 먼저 베푸는 마음.

 

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베푸는데,

 

난 그게 굉장히 신기하고 놀랍고 고맙고 미안한 것이 바로 그 사람들과 나의 차이였다.

 

그게 아이슬란드에서 배운 것이라고 할까..

 

 


 

히치하이커 몰

HitchHiker's Mall

www.hhm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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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현 2014-02-07 16:15:43 0점 댓글 수정 댓글 삭제

    스팸글 로스트란드 그릇 구경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곳! 너무 맘에 드네요! 주인장님의 마음이 더해져 멀리 퍼져가는 '히치하이커' 되시길 바랍니다^^ 근데 정말 이케 싸게 파셔도 되는건가요?ㅎㅎㅎ

  • 히치하이커 2014-02-10 02:16:47 0점 댓글 수정 댓글 삭제

    스팸글 우선 적절하게 수수료는 받고 있구요. 차후에 구매량이 늘고 안정적으로 되면 약간 가격을 올려볼까 합니다.^^

  • 이민철 2014-05-24 23:02:13 0점 댓글 수정 댓글 삭제

    스팸글 글 너무 잘읽었습니다! 북유럽을 막연히 동경만 하고있는 저로선 그저 부러운 글이네요 ㅎ
    편한 여행만 꿈꾸기 보단 고생하며 많은 친구를 사귈수있는 히치하이킹에 잠시나마 매료 되었네요...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여유와 따뜻한 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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